My Favorite Things

내가 생각하는 나의 최고의 강점은, 그대로 누리는 것이다.

aeiou 2021. 10. 22. 03:56
반응형



다시 가을의 끝자락 겨울이 왔고,
이 겨울로 다른 한 해가 시작되겠지

오랜 시간 구석에 서있던 등유 난로를 지폈다.
올해는 옷방 베란다에 자리를 잡았다.
노오란 불꽃을 내며
온전히 따스함을 전해주는 난로를 등지고
벽 쪽에 자리한 자그마한 책상 앉아있다.

참 좋은 공간
참 좋은 시간이라는 황홀감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최고의 강점은,
그대로 누리는 것이다.
장점인지는 모르겠으나 강점이다.

말 그대로 “그대로……”

이 석유난로와 노오란 등불처럼,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그저 하나하나 모든 순간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려 한다.
낭만적으로 살고 싶고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차곡차곡 더해왔다.

누군가에겐 엉뚱하게 보이고,
한량같이 보일지언정
이미 그렇게 살아왔고 그리 걸어온 곳이 지금이다.

이를테면
돈, 명예, 직업, 형편, 물건, 기질, 외모, 지식,
더러는 모든 상황이거나 그의 주변 인물일 수도 있다.
이 “어떤 것”에 대해 부러워하기를 포기한 뒤에
곧바로 자유가 찾아왔다.

우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는 채
너에게는 있고
내게 없는 것 혹은 갖지 못한 것에 관해
허덕거리기까지 동경하기 시작한다.
(사실은 질투에 더 가깝겠지만,
조용한 새벽에 어울리는 동경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내게 없는 어떤 것을 끝없이 동경하는 것이
처음은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결국, 불행으로 걸으며 걸으며
내 목을 옥매는 것이 된다.

쓸데없이 이 시간에 짧은 글을 끄적이고 있는 나는,
다행히 아주 이른 시기에 이런 사실을 깨닫고
그대로 살았다.
물론 몇몇 가지
선택에 관한 것 또는,
요즈음에는 신체적 젊음?어림에 관해
부러워지려 하는 때가 아주 가끔 있으나
인식하는 순간 거기까지만 두고
아무것도 어떤 것도 부러워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 사실은 그 정도로 별로 부럽지가 않다.

조금만 방향을 틀면
내게 있는 것을 못 갖은 이들이 더 많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지금 누리기만도 벅차다.

물 흐르듯 살아가는 것이다.
그게 옳다기보단,
사실은 이런 내가 좋다.

그렇게 보면,
어쩌면 나와 너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삶을 걷고 있음을 인정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것
내 손에 들려진 것들에 대해 숙고하며
감사히 최선으로 내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

그리고 단순히 나와 다른 너를 인정해 주는 것
그리고 서로의 것에 집중하며
그대로 함께 가는 것이다.


누리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반응형